'까데호' 기타 베이스 드럼의 자유로운 대화록

후노스 리뷰/음악 리뷰|2019. 5. 21. 13:15

오랜 친구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아도 통하는 무엇이 있습니다. 그런 비언어적인 소통과 공감에서 오는 감동이란 참으로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데요, 어쩌면 우리가 연주곡을 듣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는지 모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팀은 정말 편안한 친구들끼리 대화하는듯한 자연스러운 합주를 보여주는 팀입니다. 한국 음악계에서 이런 수준급의 연주 앨범을 들을 수 있으니 참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후노스 음악 소개 시간입니다.

 

스스로를 잼 밴드라고 부르는, 오늘 소개해드릴 아티스트는 바로

 

밴드 '까데호' 입니다.

 

 

밴드 까데호

 

 

 

까데호는 2018년 첫 앨범을 통해 데뷔했는데요, 사실 팀의 구성원 세명은 모두 이미 경력이 탄탄한 연주자들입니다.

 

세컨 세션으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이태훈, 레게 밴드 윈디 시티에서 활동한 베이시스트 김재호, 밴드 누트립에서 활동한 드러머 최규철로 이루어진 이 팀은 실력자들 답게 정말 탄탄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지금은 최규철 님 대신 드러머 김다빈 님이 활동 중입니다.)

 

까데호의 음악의 특징은 역시 날것 그대로를 담고 있는, 결이 살아있는 연주입니다. 기타도 페달을 사용하지 않고, 클린 톤을 거의 그대로 담고 있으며, 베이스는 뒤를 받혀주기도 하고 전면으로 나서기도 하는 등 자유롭습니다. 드럼은 가장 정석적인 힙합 비트를 깔아주지만, 사이사이 변칙적으로 밀고 당기는 프리재즈의 느낌도 주며 다채로운 풍경을 그립니다.

 

저는 이 밴드가 최근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소개된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와... 이제 한국에서도 이런 음악을 다루는 팀을 만날 수가 있구나, 하고 무척 놀랐답니다. 함께 영상으로 그들의 라이브 연주를 감상해보시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hbCZ51HM8E

[온스테이지2.0]까데호 - 우정

 

 

 

이러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지난 음악활동들에서 거쳐온 다양한 장르들이 모두 반영되고, 서로 간의 화학적인 반응이 일어난 시너지 효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까데호는 실제로 곡 작업을 할 때 잘 짜여진 편곡이나 라인을 녹음하지 않고, 함께 합을 맞추며 거의 잼(즉흥 합주)에 가까운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라이브 연주를 할때 역시 주 멜로디 라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즉흥 표현으로 이루어진 연주를 선보입니다. (즉흥이지만 어우러지지 않거나 어색한 라인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있으면 정말 연주를 통해 대화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흑인 음악을 베이스로 하고 다양한 장르를 쉴 틈 없이 넘나드는 이 팀의 음악을 뭐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 다양한 뉘앙스가 넘실거리는 음악이기 때문에, 한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까데호는 어떤 음악을 하기 위해 모인 팀이 아닌, 그야말로 까데호 자신들을 표현하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매끈하게 잘짜여진, 갖은소리들로 꽉 채운 음악이 주류를 이루는 현대 음악시장에서 까데호는 음악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효과음이나 부수적인 악기를 배제하고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드럼(종종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음악은 여유공간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공간은 공허하거나 심심한 것이 아닌, 기분 좋은 긴장과 다가올 다음 호흡을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연주를 들을 때는 대중가요를 들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집중도가 자연스레 생깁니다.

 

 

(잠시 TMI...)

저도 고등학교 시절 스쿨밴드를 잠깐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공연을 위해 준비할 때 주로 악보를 보거나 외워서 합을 맞추는 것이 대부분인데요, 가끔 쉬는 시간에 밴드 멤버들끼리 잼을 하며 즉흥적인 합을 맞춰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본 공연곡 연습보다 더 즐겁고 재밌을 때가 많았습니다. 아마 까데호 역시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하지 않았나 감히 예상해봤습니다. 영상을 보면 그들 자신도 공연을 매우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작업물에서는 정기고, 민제, 강이채와 같은 뮤지션들과 함께 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컬트랙이 더해져도 까데호의 연주는 절대 뒤로 물러나거나 묻히지 않는데요, 노래를 위한 반주에 머무는 것이 아닌, 보컬 까지도 악기의 범주에 둔 듯한, 혹은 악기들도 저마다 자기의 소리로 노래하는 듯한 균형감을 줍니다.

 

최근 발표된 트랙들, 90년대를 그리워하는 가사가 재밌는 트랙 TTL, 슬로우잼 트랙 In Love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특히 보컬을 뺀 트랙은 아주 다른 곡처럼 새롭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J8IUUtmLE0

[온스테이지2.0]까데호 - TTL (Feat.서사무엘)

 

 

그럼 다음에도 숨겨진 보석같은 한국 뮤지션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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