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빈센테예요." (영화 '내가 사는 피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안녕하세요. 후노스 영화 소개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꽤(많이) 충격적인 영화를 가지고 왔는데요,

제목부터 독특합니다.

 

오늘의 영화는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 엘레나 아나야 주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가 사는 피부’입니다.

(장르 - 드라마, 스릴러 / 2011.12.29. 개봉/ 117분/ 스페인/ 청소년 관람불가)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7535

 

내가 사는 피부

교통사고로 인한 화상으로 아내가 죽은 후 저명한 성형외과 의사인 로버트 박사는 12년간 그만의 비밀실...

movie.naver.com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된 글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누군가는 ‘집에서 산다’고 말할 수도 있고, 자신이 속한 지역이나 국가를 언급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자연계에는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차원 또한 작용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모두는 시간적으로 현재에 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여기 과거에 얽매여, 정신적으로 과거에 사는 남자가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보이는 저택에 이상한 타이즈를 입은 여성이 갇혀있습니다. 그리고 말끔한 중년의 남성이 CCTV에 비친 그녀를 묘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참 감각적이고 묘한 씬. 그러나 앞으로 이 영화에서 보여줄 장면들에 비하면 약과 수준.

이 기괴하고 미심쩍은 장면과 함께, 그 남자의 과거가 교차되어 흐릅니다.

 

 

중년의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는 자신의 아내가 사고로 전신에 극심한 화상을 입자 피부 이식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였습니다. 그런 한편 그에게는 사랑하는 딸 ‘놀마’가 있습니다. 그의 아내는 놀마가 어렸을 때 전신 화상을 입은 탓에 퇴원 후에도 따로 격리되어 살았습니다. 딸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죠. 그러나 우울에 시달리던 그녀는 결국 집에서 자살을 하고, 그 모습을 본 놀마는 큰 충격을 받아 대인기피증이 생겼습니다. 

 

그 후로도 로버트는 12년간 자신의 연구실에 틀어박혀 그야말로 집착에 가까운 연구를 계속합니다. 그 와중에 성인이 된 딸의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 로버트는 딸을 파티에 데려갑니다. 

 

그러나 거기서 놀마는 ‘빈센테’라는 젊은이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맙니다. 이제 놀마는 아빠인 로버트 마저 알아보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리는 지경에 이르고 후에 결국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캐릭터 놀마...

로버트는 결국 복수를 위해 빈센테를 잡아 감금합니다. 사슬로 묶고, 죽지 않을 만큼만 고문하고 밥과 물을 줍니다. 하지만 로버트의 복수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충격적이게도 로버트는 빈센테를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진행합니다! 단순히 고문하는 수준이 아닌, 완벽한 여성으로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저택에 감금되어있던 여성 베라는 알고보니 빈센테였다!

 

아마 로버트는 빈센테를 여성으로 만들어 딸과 같이 무력한 여성의 삶을 살게함으로써 상응하는 값을 치르게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로버트는 빈센테의 성전환 수술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아내에게 적용하려 했던 피부이식 수술을 빈센테에게 적용하는데요. 그의 얼굴을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로 바꿔버리는 욕심을 부려버리고 맙니다. 복수의 대상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붙여 버리다니, 로버트는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결국 자신의 집착을 버리지 못한 그 결정적인 실수로 후에 파국의 단초가 됩니다.

 

어쨌든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빈센테는 신체적으로 완벽한 여성이 되었고, 심지어 아름답습니다. 놀랍게도 로버트는 복수의 대상이었던 빈센테(베라)를 점점 사랑하게 됩니다... 베라(빈센테) 또한 로버트를 유혹하기 시작하고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의 운명은 그 끝을 향해 달려가는데요... (막장 드라마...?)

 

 

어떠세요? 줄거리만 들어도 정말 기발하고 흥미롭지 않습니까? 다소 충격적이고 기괴한 이야기이지만, 워낙 감독의 역량이 뛰어나 집중도가 아주 높고 섬세하게 연출된 영화입니다. 이후의 이야기와 결말은 직접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영화 자체의 색감과 음악도 굉장히 예술적인 만족감을 주고요, 역시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대표작이라 할 만큼 잘 만든 영화임이 확실합니다.

 

기발하고 충격적인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다만 끔찍하고 광기 어린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에겐 다소 보기 힘든 영화가 될 것도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꽉 움켜쥐고 사는 삶도 좋지만 때로는 놓아줄 줄 아는 것도 살면서 꼭 필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 로버트는 과거에 사는 남자입니다. 아내와 딸, 자신이 집착해온 피부 이식 수술에 대한 집착이 그를 어디까지 몰고 가는지 끝까지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후노스 별점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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