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 다섯시에 일어난다." ('당갈'/인도영화/발리우드)

안녕하세요 후노스 영화 리뷰 시간입니다.

 

인도는 세계적으로 영화 산업의 규모가 가장 큰 나라입니다. 한 해 제작되는 영화 수가 미국의 두 세배가 되니 인도인의 영화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합니다. 그럼에도 저 역시 인도 영화를 많이 접하지는 못했는데요, 그런 의미로 오늘은 인도에서 제작된 아주 좋은 영화 한 편을 가져왔으니 기대해주십시오!

 

'아미르 칸', '파티나 사나 셰이크', '산야 말호트라' 주연,

 

'니테쉬 티와리' 감독의 영화,

 

‘당갈’입니다.

(드라마/ 2018.04.25. 개봉/ 161분/ 인도/ 12세 관람가)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7243

 

당갈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은 아버지의 반대로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

movie.naver.com

 

 

이 이야기는 실제 인물에 근거해 일부 각색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마하비르'는 인도의 레슬링 전국 챔피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도 정부의 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결국 생계문제로 운동을 그만두게 됩니다.

 

운동에 대한 꿈을 포기하자, 마하비르는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어줄 아들을 낳으려 계획하지만, 딸만 둘을 낳게 됩니다. 딸아이들이 자라고 어느 날 남자아이들을 흠씬 두들겨 팬 것을 보고는 자신의 핏줄임을 다시 깨달은 마하비르. 그 날 이후로 딸들을 레슬링 선수로 키우기로 결심합니다.

 

설마 여기로 뛰어들라고요...?

 

어린 나이에, 그것도 여자아이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부터 조깅을 하고, 식단을 조절하고, 흙바닥에서 뒹구는 훈련을 감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두 딸 기타와 바비타가 꾀를 부릴 때마다 아버지는 더욱 엄격하게, 딸들의 머리카락까지 사내아이처럼 짧게 잘라버리는 단호함을 보입니다. (딸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인도라는 나라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사람들의 조롱과 비웃음에도 딸들을 운동선수로 성장하도록 도운 아버지의 결단력과 끈기가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아버지의 희생적인 지원을 보여주는 대사가 바로 "내일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난다"입니다. 요령 부리지 않고 그야말로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것이야 말로 스포츠인의 정신이라는 듯 말입니다.)

 

영화 중간에서 주인공 기타와 바비타는 아빠에 대한 불만을 크게 보이는데요,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간 여자아이가 눈물을 보이며 그 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인도에서 여자가 태어나면 어려서부터 요리와 집안일만 시키고 열네 살이 되면 난생처음 보는 남자에게 시집을 보내. 마치 짐을 치워버리듯이. 하지만 너네 아빠는 달라. 너희를 자식으로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해주시는 거야.”

 

카스트 제도로 유명했던 인도는 시대가 변했다 해도 여성의 지위와 인권이 여전히 굉장히 낮습니다. 그들의 사회 진출은 오늘날에도 매우 힘들고,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레슬링을 통해 모두가 우러러보는 스포츠 스타가 된다면 인도 여성으로서 이룰 수 있는 어쩌면 가장 큰 영광과 성공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훗날 기타와 바비타는 실제로 그렇게 되어갑니다. 기타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전국 챔피언은 물론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세계대회까지 출전하게 되는데요. 물론 그 과정이 마냥 순탄하다면 영화가 재미없겠죠? 선수촌에 입성하며 아버지의 손을 벗어나게 된 기타는 점점 나태해지고 맙니다.  과연 기타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인도 여성들을 대표하는 영웅이 될 수 있을까요? 

 

아역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띄었다.

 

 

꽤 긴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지만 끝까지 몰입하게 만듭니다. 정말 올림픽 경기를 보는 듯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두드러지는 영화입니다. 물론 여느 스포츠 영화에서 자주 접해온 기승전결이긴 합니다만, 알면서도 결국 당하게 되는 감동이 있습니다.

 

인도영화에 관심이 있고, 스포츠, 성장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이 주인공인 스포츠 영화라서 더욱 좋았습니다. 중간중간 삽입된 음악들과 영상도 매우 즐겁고 좋았습니다.(인도영화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악입니다.)

 

기타는 인도 여성들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다만 아버지의 꿈을 딸에게 투영해 이룬다는 설정은 감동적이긴 하나 아쉽긴 합니다.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설정이었기에 그 역시 인도의 현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머지않아 인도에서도 여성이 스스로 원해서 꿈을 꾸고 그 꿈을 당당히 이루는 서사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다음에도 희망과 감동을 주는 좋은 영화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후노스 별점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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