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가족들과 함께 보면 좋을 재밌는 영화 추천 (왓챠플레이/외국영화/일본영화/고레에다히로카즈/걸어도걸어도)

안녕하세요 후노스 영화 리뷰입니다. :)

 

오늘은 어버이날을 맞이해 가족들과 함께 보면 좋을 재밌는 영화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언제 봐도 따뜻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8년 작품,

 

'걸어도 걸어도'입니다.

(가족, 드라마 / 2009.06.18. 개봉 / 114분 / 일본 / 전체 관람가)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0749

 

걸어도 걸어도

햇볕이 따갑던 어느 여름 날, 바다에 놀러 간 준페이는 물에 빠진 어린 소년 요시오를 구하기 위해 바다...

mov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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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물에 빠진 소년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장남 준페이의 기일을 맞아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형에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차남 료타(아베 히로시), 집에 들어와 살고 싶어 하는 장녀 지나미(유), 의사였던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아버지(하라다 요시오), 전형적인 자식 걱정에 수다스럽고 가정적인 어머니(키키 키린) 등... 일가족이 오랜만에 모였지만, 화목해 보이는 모습 뒤로 미묘하게 불편한 기운이 흐릅니다. 형의 죽음이 드리운 슬픈 그림자가 아직도 이 집안을 누르고 있는 듯 말이죠.

 

 

영화는 기본적으로 줄거리를 강렬하게 전달하거나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잔잔하게,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소소한 대화를 통해서 관객은 서서히 이야기의 전말에 다가가게 됩니다.

 

늙은 노모에게 여전히 칭얼거리는 딸, 세월이 흘러도 꺾이기는커녕 완고해지기만 하는 아버지, 능력이 부족에 장인의 집에 들어와 살겠다는 사위, 차남이 애 딸린 과부와 결혼한 것이 은연중에 못마땅한 어머니, 그런 어머니에게 상처 받는 새 며느리 등 가족 간에 은밀히 벌어지는 불편함 속에서 우리 가족이 겹쳐 보이는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정말 현실적인 가족 간의 갈등을 담고 있거든요.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너무나도 인자해 보이는 어머니가 장남에게 목숨을 빚진 남자가 돌아간 뒤, 차남과 나누는 대화 장면입니다.

 

차남 료타가 “이제 그만 불러도 되지 않아? 우리 만나는 게 힘들어 보인다”라고 하자, 어머니는 차갑고 무심한 표정으로

 

“그래서 부르는 거야. 증오할 상대가 없는 만큼 괴로움은 더하는 거야. 그 애를 겨우 1년에 한 번 괴롭힌다고. 내가 벌을 받지는 않을 거야”라며 담담히 대답합니다.

 

어머니의 대답은 자식을 잃은 엄마로서의 아픔에 대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섬뜩한 느낌을 동시에 주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키키 키린 배우의 연기를 보며,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서 어머니 역을 연기한 김혜자 선생님이 떠오르기도 했네요.ㅎㅎ)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2008)

 

가족, 상처, 그리고 받아들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만한 좋은 영화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화합을 강요하지 않아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좋은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현실적인 카메라가 유감없이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영화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잔잔한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단 강렬한 시나리오와 속도감 있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담고 있는 메시지와 생각해볼 만한 점이 너무 좋아서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후노스 별점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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