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그나마 정의에 가장 가까워요." (영화 '킬링디어'의 결말과 해석)

후노스 리뷰/영화 리뷰|2019. 5. 10. 17:07

오늘도 후노스 영화 리뷰 시간입니다!

 

저는 실험적인 영화도 매우 좋아하는데요,

그런 영화들이 한 번에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그래서 추리하듯 머리를 쓰면서 보는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해석을 하다 보면 뭔가 똑똑해지는 기분?ㅎㅎ

 

그래서!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다소 깊이있는 해석을 필요로 하는 영화입니다.

 

한국에서는 영화 '더 랍스터'로 유명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

 

'킬링 디어' 입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 2018.07.12. 개봉 / 121분 / 영국 외 / 청소년 관람불가)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2694

 

킬링 디어

성공한 외과 의사 스티븐과 그에게 다가온 소년 마틴미스터리한 그와 친밀해질수록스티븐과 그의 아내의...

movie.naver.com

 

*이번 글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다면 읽지 마시길 권해드립니다!

 

 

이 영화의 원제는 'The Killing of a Sacred Deer''성스러운 사슴 죽이기'입니다. 주제 자체가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영화는 그리스 비극 신화, 성경의 이야기들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재 해석된 작품입니다.

 

두 사람은 대체 무슨 관계일까...

 

영화가 시작되며 관객들은 주인공 스티븐(콜린 파렐)과 마틴(배리 케오간)이 도대체 무슨 사이일까 하고 궁금해하게 됩니다. 무엇인가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한 이 두 사람의 구도 속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며 서서히 이야기의 본격적인 베일이 걷어지게 됩니다.

 

마틴은 알고 보니 스티븐이 수술하다가 의료사고로 사망한 환자의 아들이었습니다. 증오심에 불탄 마틴은 스티븐에게 저주를 걸게 됩니다.

 

 

소년 마틴은 저주에 대해 아주 담담히 알려준다

 

 

스티븐이 가족 중 한 명을 죽이지 않으면 스티븐을 제외한 가족들이 하반신 마비, 거식증, 안구출혈의 증상을 보이며 결국 죽게 될 것이라는 저주였죠.

 

아이러니한 것은 저주의 대상이 스티븐이 아니라 아무런 죄 없는 스티븐의 가족이라는 겁니다.

 

그 사실이 선뜻 이해되지 않고, 과학적으로 납득이 가지도 않지만 너무나도 분명히 보이는 현상들을 맞이하게 되자 스티븐은 물론 가족 구성원들도 서서히 저주의 실체를 깨닫게 됩니다. 그때부터 가족 구성원들은 가장인 스티븐에게 어떻게든 잘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하죠. 인간의 알량하고 추악한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아무나 걸려라!

 

 

너무나 많은 은유와 상징들이 하나하나 곱씹어 볼수록 새로운 재미를 주는데요, 일일이 다 설명을 할 수는 없고, 주된 이야기의 결말부에 해당하는 희생양 선택 장면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스티븐은 가족들을 모두 의자에 앉히고, 테이프로 묶은 뒤 머리에 천을 덮어 앞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서서 총을 든 채로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다가 무작위로 멈추어 총을 쏩니다. 마치 러시안룰렛처럼요. 차마 누구를 내 손으로 직접 죽이겠다고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에, 이 선택을 우연에 맞기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결국 총에 맞은 것은 그의 막내아들이었습니다. 대속 희생이 이루어진 것이죠. 그리고는 정말 거짓말처럼 저주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은 스티븐 가족과 마틴의 식당에서의 만남인데요,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진 딸과 전능한 신처럼 보였던 마틴이 이제는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소년이 되어있습니다. 그들의 오가는 눈빛과 표정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이 장면에 대해서는 관객들 마다 다양한 감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포스터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든다

 

 

사실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직접 관람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영화입니다. 워낙에 많은 사유를 품고 있는 영화라서, 뭐라고 한 마디로 요약하기 힘든 그런 작품이네요. 확실한 건 굉장히 짜임새있게 잘 만든 영화라는 겁니다.

 

머리 복잡한 영화는 싫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입니다. 하지만 색다른 영화, 독특한 발상,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아주 만족할 만한 좋은 영화입니다! 감독의 전작 '더 랍스터'를 재밌게 보셨다면 이 영화도 마음에 드실거에요.

 

 

후노스 별점 ★★★★☆(+0.5)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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