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에 만나자" (영화 '히데, 정크 스토리')
누군가 한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단 한 사람에게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 세상에는 수천, 수만의 사람들에게 강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들은 연예인일 수도 있고, 명사일 수도 있고, 기업가 혹은 위인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지금은 이 세상을 떠난, 하지만 지금까지도 수 많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제 인물에 대한 작품입니다. 지난 번 '땐뽀걸즈'에 이어, 두번째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려 합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본 뮤지션의 생애를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히데, 정크 스토리'입니다.
(장르 - 다큐멘터리/ 125분/ 일본/ 12세 관람가)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3003
개인적으로 5월이 되면 저는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1998년 5월 2일 세상을 떠난 일본의 뮤지션 히데입니다.
히데, 더 이상의 설명이나 수식이 필요 없는 뮤지션입니다. 하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히데는 일본의 락 뮤지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로서, 일본 비주얼계 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섬세하고 매끄러운 기타 연주 실력을 가진 기타리스트이자,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굉장히 꼼꼼한 완벽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록음악에 매료되어 음악을 시작, 고등학교 시절 '샤벨 타이거'로 데뷔, 몇 년간 활동 끝에 해체하고 요시키가 리더였던 '엑스'에 영입됩니다.(이때 히데는 요시키의 제안이 없었다면 음악을 관두고 진지하게 미용사가 되려고 했답니다.)
결국 엑스재팬에서 히데는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외모와 카리스마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엑스재팬 해체 뒤에도 솔로 활동과 해외 데뷔를 하는 등 열정적으로 음악 행보를 이어갔는데요, 안타깝게도 1998년 이른 나이에 숙소에서 사고사로 숨지고 맙니다.(자살로 아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히데 탄생 5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오늘의 작품 '히데, 정크스토리'는, 사실 엑스재팬이나 히데에 대해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면 아예 처음 들어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개봉 당시에는 국내 상영관 수 자체도 워낙 적었는데, 이미 고인이 된 뮤지션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둘 거라고 생각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팬으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팬들은 2015년에 개봉된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금 그의 모습과 노래를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었는데요, 당시 팬들의 감동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가늠조차 가질 않습니다.
저는 집에서 개인적으로 감상했지만, 역시 감동의 크기는 작지 않았습니다. 그의 음악 외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요, 특히 엑스재팬 이전과 이후의 활동이나 그의 삶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생생한 영상 속에서 에너지를 분출하는 무대 위의 히데를 보고 있으면, 지금도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 잘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부족하게나마 히데를 설명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표현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 불렀듯이 미완성 인간, 마츠모토 히데토와 인격이 나뉘어진 히데라는 스타 간의 갈등과 조화, 팬들을 끔찍하게도 아꼈던 사람, 시대를 풍미한 패션 아이콘,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도전 정신, 미국 본토에 일본의 록 음악을 알리려 했던 업적 까지... 정말 짧은 생애에 많은 것들을 이루어낸 히데입니다.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음악 시장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을까요.
영상 중간중간 현재까지도 활동 중인 뮤지션들과 히데 지인들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요시키, 파타, 스기조 등 현 엑스재팬의 멤버들은 물론 함께 마지막까지 음악 동료로서 히데 곁에서 함께했던 이나와 스프레드 비버의 멤버들이 종종 눈물을 보이기도 하며 고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누는데요, 듣다 보니 저 역시 울컥했습니다.
살아있었다면 올해 만 55세가 되는 히데. 그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반드시 봐야만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혹은 히데라는 이름만 들어보고 그를 잘 모른다는 분들도, 이 작품을 통해 시대를 풍미한 한 위대한 인물에 대해 알게 되실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는 별점을 매기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상징적인 의미로 별점을 남기기로 하고,
끝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후노스 별점 ★★★★★ 5.0
'후노스 리뷰 >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이 드라마의 제작자이자 작가이자 감독입니다. "('리틀 드러머 걸' 1화/박찬욱/왓챠/넷플릭스/드라마) (0) | 2019.05.23 |
---|---|
“엄마의 말이 칼처럼 심장을 찌르네요.” (다시보기 힘들 영화 ‘가버나움’) (0) | 2019.05.22 |
"나한텐 당신이 모르는 힘이 있어... 내가 가진 사랑."(‘펀치 드렁크 러브’) (0) | 2019.05.19 |
"우리가 승진할라고 선생 했나? 애들 가르칠라고 했지."('땐뽀걸즈'/ 스승의 날 추천 영화) (0) | 2019.05.17 |
“만나기 위해 헤어지는 것” (영화 '백만엔걸 스즈코') (0) | 2019.05.16 |